출판 계약 자료실

저작재산권 양도와 출판권 설정을 계약서로 읽는다

출판 계약에서 저작재산권 양도와 출판권 설정은 무엇이 다른가

한눈에 보기

  • 양도는 권리 자체를 넘기는 것이고, 출판권 설정은 쓸 권리를 빌려주는 것이다.
  • 양도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설정은 기간이 끝나면 자연히 돌아온다.
  • 전자책과 번역본은 적어두지 않으면 자동으로 따라가지 않는다.
  • 인세는 요율보다 모수와 부수 기준이 금액을 좌우한다.
  • 계약서 제목이 아니라 조항의 내용이 성격을 정한다.

원고를 넘기는 쪽과 책을 만드는 쪽이 같은 계약서에 서명하고도 몇 년 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 일이 있다. 전자책을 낼 수 있는지, 번역본을 낼 수 있는지, 절판 후 원고를 다른 곳에 줄 수 있는지에서 의견이 갈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혼선의 대부분은 계약서의 분량이 아니라 계약의 성격을 구분하지 않은 데서 온다. 저작재산권을 넘긴 것인지, 출판할 권리만 설정한 것인지가 다르면 이후 가능한 일이 완전히 달라진다.

두 계약은 출발점이 다르다

저작재산권 양도는 권리 자체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양도한 범위 안에서 저자는 더 이상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반면 출판권 설정은 저작재산권은 저자에게 남겨 둔 채, 출판사에 인쇄와 배포의 형태로 책을 낼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일정 기간 주는 구조다. 같은 넘긴다는 표현을 써도 결과가 다르다.

실무에서 혼선이 생기는 지점은 계약서 제목이다. 표지에 출판권 설정계약서라고 적혀 있어도 본문에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한다는 문장이 들어 있으면 해석이 복잡해진다. 반대로 저작권 양도계약서라는 제목 아래 기간과 부수가 정해져 있다면 실질은 출판권 설정에 가까울 수 있다. 분쟁이 생기면 제목이 아니라 조항의 내용과 당사자의 의사가 기준이 된다.

계약 기간과 자동 연장 조항

출판권 설정에서 기간은 핵심 변수다. 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법이 정한 기본 기간이 적용되고, 자동 연장 조항이 있으면 저자가 적극적으로 통지하지 않는 한 계약이 계속 이어진다. 책이 사실상 유통되지 않는 상태로 권리만 묶여 있는 상황이 여기서 생긴다. 저자 입장에서는 갱신 거절 통지의 시기와 방법을 계약서에서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된다.

전자책과 번역본은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종이책 출판권을 설정했다고 해서 전자책 제작과 배포 권리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전송에 해당하는 이용 형태는 별도로 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래전에 체결된 계약에서 전자책 조항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출판사가 전자책을 내려면 추가 합의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번역본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번역은 원저작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작성이 더해진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을 전부 양도하는 경우에도 2차적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는 특약이 없으면 양도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다시 말해 일체를 양도한다는 문구만으로 번역이나 각색, 영상화 권리까지 넘어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출판사가 번역 출간이나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 항목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하고, 저자가 이를 유보하고 싶다면 같은 조항을 근거로 분리할 수 있다.

과학기술 도서에서 특히 주의할 지점

전문서와 교재는 개정판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일반 단행본과 다르다. 개정판을 누가 작성할 권리가 있는지, 공저자가 추가될 때 지분을 어떻게 조정하는지, 저자가 집필을 중단했을 때 출판사가 제3자에게 개정을 맡길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이 항목들이 비어 있으면 개정 시점마다 협상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또한 도표와 사진, 인용 그림의 출처 처리도 개정판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 원서에서 가져온 도판은 판이 바뀔 때마다 이용 허락 범위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인세 정산 조항은 숫자보다 기준이 중요하다

인세율이 몇 퍼센트인지보다 그 퍼센트를 무엇에 곱하는지가 실질 금액을 결정한다. 정가 기준인지 공급가 기준인지, 반품을 어느 시점에 반영하는지, 증정본과 판촉용 무상 배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같은 10퍼센트도 다른 결과를 낳는다. 정산 주기와 명세 제공 의무를 명시해 두면 분쟁의 상당 부분이 예방된다. 저자가 판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조항이 없으면, 숫자를 검증할 방법 자체가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절판과 권리 회복

책이 더 이상 유통되지 않는데도 권리가 출판사에 남아 있으면, 저자는 원고를 다른 곳에서 살릴 수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재고가 소진되고 중쇄 계획이 없을 때 저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해 두는 방식이 쓰인다. 기준을 절판처럼 모호한 단어 대신 재고 수량이나 일정 기간 미중쇄 같은 확인 가능한 조건으로 적어 두면 실제로 작동한다.

정리: 제목이 아니라 조항이 결론을 정한다

출판 계약에서 확인할 항목은 생각보다 적다. 권리를 양도하는지 설정하는지, 기간과 갱신은 어떻게 되는지, 전자책과 번역을 포함하는지, 인세의 계산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유통이 멈췄을 때 권리를 되찾을 길이 있는지다. 다섯 가지를 계약 전에 점검하면 대부분의 분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미 체결된 계약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면, 계약서 전체와 체결 당시 주고받은 문서를 함께 놓고 검토해야 결론을 낼 수 있다.

두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구분 저작재산권 양도 출판권 설정
권리의 이동 권리 자체가 넘어감 이용할 권리가 생김
기간 원칙적으로 영구 정하지 않으면 법정 기간
종료 후 되돌아오지 않음 저작자에게 복귀
2차적저작물 특약 없으면 불포함 추정 별도 합의 필요
상대의 의무 특별한 출판 의무 없음 출판 및 계속 출판 의무
적합한 상황 권리 정리가 필요한 경우 한 권을 내는 통상의 출판

원고를 넘기기 전에 받는 질문

출판사가 양도 계약서를 내밀면 거절해야 하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다만 왜 설정이 아니라 양도여야 하는지, 대가가 그에 맞게 책정되었는지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편이 좋다.

이미 양도했는데 되찾을 수 있나

합의로 다시 양도받는 방법이 먼저다.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계약 해석과 이행 상태를 따져야 하므로 간단하지 않다.

전자책만 다른 곳에서 내고 싶다면

기존 계약이 전자적 발행까지 포함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포함되어 있다면 별도 합의 없이는 어렵다.

출판 계약의 구조를 일반적인 수준에서 설명한 글이다. 실제 계약서의 문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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